Tuesday, December 9, 2008

절대로 길들여지지 않는 몇 가지

"나는 한 때
처음엔 도저히 할 수 없을 것 같던 세상의 어떤 두려운 일도
한 번 두 번 계속 반복하다보면 그 어떤 것이든 반드시
길들여지고 익숙해지고 만만해진다고 믿었다.

그렇게 생각할 때만 해도 인생 무서울것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절대로 시간이 가도, 길들여지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

오래된 애인의 배신이 그렇고,
백 번 천 번 봐도 초라한 부모님의 뒷 모습이 그렇고,
나 아닌 다른 남자와 웃는 준영의 모습이 그렇다

절대로 길들여지지 않는,
그래서 너무나도 낯선 이 순간들을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걸까?"


'그들이 사는 세상' 14회의 부제.
현빈의 나레이션을 듣고 검은 바탕에 씌어진 글씨를 보면서 왠지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그래 그렇지 싶고,
뭐에든 적응하고 마는 게 사람이 무서운 거기도 한데,
그래도 그게 안되는 것도 있는 거니까.

그냥 잊고 지내보자 해도,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도,
그저 무거운 돌덩이처럼 그렇게 남아있는 게 있는 거더라.

그렇다고 그렇게 콕콕 짚어 얘기해줘야 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