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July 7, 2007

미녀는 괴로워 - Movies

미녀는 괴로워 - Movies

김아중, 주진모 주연 2007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

동명 만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로, 전신 성형을 통해 아름다움을 얻은 사람의 이야기.

내용은 매우 전형적이며 김아중의 비만 분장으로 화제가 되기는 했지만 이전에 전신 분장을 한 경우가 많은데다가 얼굴없는 대리가수의 이야기는 빅마마 뮤직비디오 등에서 이미 다루어진 바 있어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였다. 시작 5분이 지나 주인공이 뭘 하는지 알게 된 순가 내용을 다 알아버릴 정도였다.

외국에 나와 있기도 해서 별로 보고싶은 마음이 없는 영화였다. 그저 예쁜 김아중이 나오고, 삽입곡이 워낙 히트를 쳐서 영화를 보지 않아도 노래는 다 알 정도가 되버렸긴 했지만 그정도.

찾아보게 된 이유는, 우연히 삽입곡중에 하나인 beautiful girl을 듣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귀엽게 부르기 때문에 영화를 한번 찾아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

생각보다 잘 만든 영화였다. 물론 영화사에 남거나 문제작이 될 여지는 애초에 없는 영화지만, 충분히 가치있는 영화.

생각지도 못한 흥행기록을 세운 건 물론 상반기 개봉작에 크게 눈에 띄는 작품이 없기 때문이기도 할것이다. 상반기 리스트를 보고 되겠다 싶은게 하나도 없었다. (물론 미녀는 괴로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영화가 흥행이 잘된것은 잘 만들었기 때문이다. 내 기준으로는 거의 '금발이 너무해1' 수준이었다. (금발이 너무해1을 비교대상으로 삼은것이 이상한가? 전형적인 스토리로 눈을 잡아 끌기는 매우 어렵다. '금발이 너무해1'이나 '미녀는 괴로워'나 그저 잠시 재미있기만을 바라는 영화인데 전형적인 스토리로 차별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 둘 다 해냈다. 주연 여배우의 호연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도 마찬가지.)

김아중은 기대 이상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김아중이라기보다는 '제니'로 생각될 정도로 흡인력이 있었다. 특히 조그만 모니터로 보는데 이정도로 몰입하기는 쉽지 않다. 드라마나 영화나 뚜렷한 전작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인 그저 늘씬하고 귀여운 외모의 CF모델 정도였던 김아중은 여기서 매력 100% 발산이었다. 특히 영화의 특성상 여주인공이 혼자 끌고가다시피 해야하는 작품에서 해냈다는 것은 그 자신으로서도 자신감이 되리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 이같은 특성때문에 어느정도 티켓 파워가 보장된 여배우들을 섭외하려 했으나 거부해서 김아중에게까지 순서가 돌아가게 되었다는 뒷얘기는 운명과도 같은 것이리라.

반면 주진모는 그럭저럭이었다. 사실 그 캐릭터가 그이상의 뭔가를 보여주기도 쉽지않으리라 생각되지만,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저 못하지는 않은 정도? TV 드라마 연기를 하는듯 했다.

또다른 주인공은 단연 노래. 당연히 후처리로 보정했겠지만 (사실 Maria의 첫 라이브 장면에선 좀 티가 나기도했다.) 김아중의 노래는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다. 노래도 좋았고 잘 부르기도 했고, 아마 노래듣고 영화보러 간 사람도 많으리라. 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건 '별'이랑 'Beautiful girl'. '별'은 부드럽고 가사가 아름다웠고, 'Beautiful girl'은 김아중이 부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정도로 귀엽게 소화해서 특히 좋아한다.

그저 눈에 조금 거슬렸던 부분은, 성형 후 예뻐진 제니의 성격이 이전과 같은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인지 약간은 어벙한 캐릭터가 되었는데, 이것도 일종의 prototype이다. 비만한 사람은 말도 약간은 더듬거리거나 어벙해야하는 것은 아닌데. 성형전의 한나는 그렇지만은 않았다.

어쨌든 재미있었고, 김아중 너무 예쁘게 나왔어 (이러니까 전신성형을 하지) ㅋㅋㅋ

내맘대로 별점: 4.0/5.0 (재미있었음)

김아중 4.5/5.0 (기대이상의 호연)

삽입곡 5.0/5.0 (영화보다는 노래가 오래 남지 싶다.)

메리대구공방전

메리대구공방전 - 드라마 시청후기

인터넷소설인 '한심남녀공방전'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드라마를 보다가 원작소설에 흥미가 생겨서 인터넷을 뒤져본 적이 있다.

드라마를 먼저보고 원작을 보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원작보다는 드라마가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내가 볼때는 확실히, 이 드라마는 '노다메칸타빌레'의 영향을 받았다. 노다메칸타빌레를 보면서도 계속 이하나가 생각났더랬다. '저건 이하나잖아' 이러면서 ㅋㅋㅋ 그 정도로 이하나는 노다메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아보였고, 아마 이 드라마 기획단계에서도 이하나를 그래서 캐스팅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스토리등등은 노다메와 전혀 다르지만, 캐릭터 하나만으로 연결되어버린다는 것은 확실히 관계가 있다는 것 아닐까.

어쨌든, '쩐의 전쟁'의 시청률 독식 상황에서 소수팬만의 응원으로 버텨온 드라마... 그렇지만 버리기에는 아깝다.

메리대구공방전은 확실히 대중 드라마는 아니다. 일부러 그러는 거라고 볼 수밖에 없는 과장, 비현실적인 관계도 (하지만 만화같은건 아니다. 황당하지는 않다), 거기에 신비의 캐릭터 '릭키 박'...

확실히 매니아적인 일본드라마를 닮아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확실한 과장된 연기나 코믹캐릭터 등, 어디서 본거 같지 않은가?

하지만, 일본드라마적 구성이라고 해서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정형화되어 버린 한국 드라마를 뒤집어 보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와 함께...

메리대구와 함께한 시간은 즐거웠다. 원작 캐릭터들과는 달리 '꿈' 하나 만을 쫓으며 달리는 청춘들의 이야기는 매력적이다. 하고싶은 일은 많지만 세상은 그러기를 허용하지 않고, 항상 좌절하지만 다시 일어나 달리는, 꿈이 있는 젊은이들. 드라마이기에 다들 원하는 바를 이루게 되거나 그길을 향해 한발 한발 전진할 수 있지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그렇기에 더욱 매력이 있다.

자기자신에게 솔직하게 살지 않으면 살지 못하는 '단세포적인' 메리와 대구. 그 앞에는 현실적인 선택을 종용하는 수많은 장애물들이 있었지만 순수함과 열정만으로 '영혼을 팔'지 않고 전진하려한다. 어찌보면 정말 암울하게 보이는 현실을 등지고 달릴 수 있다는게 얼마나 이쁘게 보이는지...

가능성이 돋보이는 이하나 외에도 눈을 끈건 지현우. 그의 전작들에 비해서 극단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선택을 한 지현우를 다시보게 되었다. 그런 선택을 한것도 다시보게 되는 이유중 하나지만, 거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하는 어려운 캐릭터를 비교적 안정된 연기력으로 극복해 내는 것이 다시 보게 되는 이유.

'모든 무대는 숭고한거야. 지금 서 있는 무대가 어디든 가장 중요한 무대인걸'

인생도 하나의 무대다. 그리고, 누구나 그 무대에서는 주인공이다.

내맘대로 별점: 4.5/5.0

이하나: 5.0/5.0 (이하나가 아닌 메리를 생각하기 어렵다.)

지현우: 4.0/5.0 (사자머리가 잘 어울렸고, 과장된 연기를 무난히 소화함.)

일본 진출이 성공하길 바란다. ㅋㅋㅋ

Friday, July 6, 2007

쩐의 전쟁

쩐의 전쟁 - 드라마 시청기

인기리에 연재된 원작 만화에 기대어 탄탄한 스토리 라인을 가질것으로 생각되었지만 지상파방송이라는 한계에 부딛힌듯 보인 작품.

사채업이라는 소재에 강압적인 추심과정을 보여줘야 하는 본질적인 문제로 지상파 방송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초반부 전개는 의외로 비교적 한계를 극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마동포를 죽일 수 없다는 한계성을 드러내면서 대체재로 들어선 서주희와의 러브러브가 되면서 어쩔 수 없는 한국 드라마 전개로 빠지고 만다.

원작 만화의 매력 중 하나는 사랑따위는 할 수 없는 금나라의 캐릭터와, 돈 때문에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벌여야만 하는 채무자들, 그리고 채무자의 사정에 따라 때로는 무자비하게, 때로는 재치있게, 때로는 관대하게 추심해나가는 '인간적인' 금나라였겠지만, 지상파 방송에서 사채업자를 미화할 수 없다는 점과 대놓고 범죄행위를 할 수 없는 한계에 걸려서 부득이한 선택으로 보인다.

뭐, 애초에 기획때부터 이런 결과가 나올지는 알고있었지만... 적절한 선에서 극화할 수 있는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기에 서주희를 내세운 러브모드로의 전개는 아쉬움을 더한다.

지상파 방송임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전개가 적절했으리라 생각된다.

1) 마동포는 매우 무자비한 사채업자로 그리면서 10회 정도에서 심장마비로 사망. (개연성이 떨어지더라도 원작만화의 메커니즘을 따라간다.)

2) 선생님 캐릭터와 신구 캐릭터를 활용해서 채무자의 입장에서 정당히 대처할 방법을 소개.

3) 마동포 사망이후에는 에피소드 중 좀 길면서 스토리 라인을 가지는 것을 골라서 극화. 예를 들면 재벌 아들 에피소드나 감방 에피소드 등이 적절해보임.

4) 마지막까지 금나라는 승승장구하지만, 극도의 고독에 빠지는 인물로 남는 전개.

그러나 주인공 위주의 전개가 필수적인 우리나라 드라마 사정에서 이와 같은 전개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쩐의 전쟁 원작 만화의 에피소드는 매우 정형화된 에피소드의 나열인데, 신문 만화임을 감안하여 다음과 같은 기승전결의 구조를 가져가고 있다.

기: 채무자의 사연소개 - 왜 돈을 빌리게 되는가: 이 부분에서 채무자의 성격이 결정되며 에피소드의 결말이 거의 결정된다. 다분히 권선징악인 만화이므로 의도적으로 돈을 빼돌리거나 탐욕으로 돈을 빌리는 경우에는 결말에서 금나라에 의해 처단당하며, 생계형 또는 좋은 의도로 돈을 빌리는 경우에는 금나라가 적절한(사실 현실적이진 않지만) 채무 이행 방법을 제시하게 된다.

승: 채무관계 성립 - 금나라에게 돈을 빌리러 옴: 만화의 성격상 금나라는 돈을 빌려준다.

전: 채무 불이행 - 제때 갚는 사람은 없다.: 돈 빌렸다 갚으면 무슨 스토리가 있겠는가. 돈을 갚지 못하면 금나라는 왜 돈을 못 갚는지 알아보게 되며 채무 이행이 가능한 방법을 고안하게 된다.

결: 채무 이행 - 돈을 갚게 함: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돈을 갚는 것으로 끝난다. 여기서 기상천외의 방법이 등장하는 전개가 한가지. 악성 채무자인 경우에는 금나라의 처단, 또는 전체 에피소드가 금나라가 연관된 연기인 경우가 많다.

재미있는 점은 각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인 금나라 자체가 노출되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점이다. 금나라는 그냥 돈을 빌려줄때와 돈을 받으러 갈때 (즉 사건을 해결한 메커니즘을 설명하기 위해서만)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중간 전개 과정에서는 채무자 및 그 주변인물들의 사건 전개에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는 드라마로 만들기 부적합한데 우리나라 드라마는 주인공의 비중이 낮아지는 것을 그리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구조는 주인공 캐릭터가 확고히 자리잡은 이후에만 단편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방법으로 미니시리즈가 아닌 에피소드 위주의 주간 연속극에서 활용이 가능한데, 신문 만화인 원작에서는 장시간에 걸쳐 금나라의 캐릭터를 확보하고 이를 오래 활용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방법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방송극에서 활용하기 부적합한 면이 없지 않다.

어쨌든 제한된 시간안에 마무리를 지어야하는 미니시리즈 형식에서는 활용하기 어려운 원작이어서 주변인물의 배치와 소토리라인의 교체로 마무리 해보려했지만, 결국 용두사미가 되고 만 꼴.

박신양의 잠깐 출연이 가능하다면 외전 한두편의 가능성은 있어보인다. (머 그리 오래나올 필요가 없으니까...)

내맘대로평점)

스토리: 3/5

완성도: 3/5

몰입도: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