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October 17, 2008

The Beatles - Let it be

잘 알려진 노래지만 가사 해석이 어려운 노래. 단 세 단어 뿐인데 무슨 뜻인지 애매하다.
우리에게만 그런건 아닌가보다. 비틀즈팬홈피에서도 이게 무슨 뜻인지 싸우고 난리났더라.
근데 무슨 뜻이면 어때? 'Let it be..'

보이지 않는 것들도 많고, 보이지만 사실은 모르는 것도 많을 거고, 알아서 좋을 것 없는 것도 많을 거고, 그냥 무심히 지나쳐버리면 될 일도 많을 거고, 이런저런 일들도 많겠지.
그런데, 그런 게 많이 있으리란 건 알고 있다.
아무에게도 신경쓰이고 싶지는 않지만... 그러지 못하리란 것 마저도 알고 있어.
모른다는 걸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크라테스가 그랬던가.

하여튼, 전혀 중요하지 않은 얘긴걸.
Let it be.

나눔글꼴

네이버에서 한글날을 맞아 공개한 나눔글꼴. 생각보다 읽기가 편해서 크롬이랑 불여우 기본 글꼴로 지정했다.

맥 글꼴이 별로 이쁘지 않아 불만이었는데 조금은 나아진 듯.

ABBA - Thank you for the music

세상은 험하고 자기 앞 일 하나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안개속을 눈을 감고 걷듯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항상 넘어지지만은 않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서 걸어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알게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기대서 때로는 밀쳐 넘어뜨리기도 하고 때로는 밀려 넘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붙잡기도 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내는 게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감사할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고, 이런 저런 받은 것들도 많고...
그런데 그저 모른 척 하고 지나거나 정말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더라.

아무 것도 해준 것 없는데 고맙단 말을 들으면 미안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또한 고마운 일.

아마... 가을이라 그러겠지. 조금은 센치해져서 그러겠지만...
미안하고 고마운 일들이 새록새록 떠올라.

Wednesday, October 15, 2008

나우누리를 추억함

지금은 인터넷이 잠깐만 안되고 버벅대도 짜증이 날만큼 고속인터넷에 익숙해져 버렸지만, 처음으로 컴퓨터통신이란 걸 할때는 2400bps모뎀으로 연결해서 해야했다. Ketel이니 천리안이니 하는 서비스회사에 전화를 걸어서 하는 통신.

대학에 들어가고서는 학생 대상으로 싼 가격제를 내 놓은 나우누리를 이용했다. 석사때도 했던 기억이 있으니 꽤 오랫동안 매달 꼬박꼬박 돈을 내며 사용한 사용자였다. 밤에 전화비를 계산해가면서 치익치익 연결음을 내는 당시로서는 고속인 19kbps모뎀으로 통신을 하곤했다. 접속이 무지 안되서 걸고 또 걸어야 했지만, 그땐 그게 재밌었나보다. 아직도 항상 사용하곤 하는 아이디도 그때 만들어졌고.



뚜뚜하는 소리와 함께 윗 화면이 뜨면 그때부터 이런 저런 게시판도 보고 글도 쓰고 채팅도 하고... 너무 기다려야 했기에 그림같은 건 받기가 어려웠지만 그저 푸른 배경에 흰 글씨로 나오는 글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그때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게시판에서는 여전히 개싸움이 일어나곤 했었다. 지금만큼 사람이 많지는 않아서인지 지금처럼은 아니지만... 글이 폭주해서 다 따라가기 어려운 적도 많았고. 그래도 지금같지는 않았던 걸로 기억된다. 그냥 지나간 기억이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런 저런 일들도 많이 일어났고, 지금은 뭘하고 있을지 모를 유머작가들의 글도 끝없이 이어질 것 처럼 계속되었더랬다. 그러면서 나우누리도 조금씩은 바뀌어갔다.

아마 제일 처음으로 이질감을 느꼈던 건, 유머게시판에 추천기능이 생겼던 때였던 걸로 기억된다. 그 전에는 재미있는 글을 보면 사람들이 xxxx 번 추천이요.. 하는 글을 올리곤 했었는데, 추천글이 너무 많아져서 유머글이 숨어버리는 경우가 생겨선지 추천 기능이란게 생겼다. 100명의 추천을 받으면 다른 게시판으로 옮겨지는 구조. 이제 사람들이 재밌다고 느꼈음을 한글자만 입력해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었다... 그리고, 그런 구조는 일면 평등했던 게시물을 불평등한 위치로 가져다 두게 되었다.

사실 그 이전에도 게시물은 평등하지 않았다. 그냥 글 하나는 글 하나일 뿐이었지만 계속해서 재미있는 글을 올리는 사람들은 앞에 아이디가 표시됨에도 말머리를 달았고, 그때도 있었던 '조회수'는 일종의 명예와도 같았으니까. 요즘 인터넷기자들이 많이 하고 있던 '제목 낚시'의 기술은 그 때도 있었지만, 사람들은 낚시글과 같은 위치에 비추글을 날리는 센스를 발휘할 수 있었더랬다. '간편한' 추천 방법은 글을 읽고 나서 하는 것이므로 제목 낚시를 막을 수 있었다지만 '좋은 글'과 아닌 글이 '분리'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모두 취향이 달랐고 늘상 같은 사람들의 글이 베스트에 오르는 것이 보기 싫었고 또 그것때문에 싸움이 나곤 했었다.

사실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자기의견을 표시하기위한 과정이 '너무' 간단해지면서 더 많은 갈등이 생겼고, 편리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추천글을 더 이상 올리지 않았다. 베스트게시물이라는 사탕을 한 번 맛보면 계속 하고 싶어졌는지 아니면 추천수라는 당근이 좋아서였는지 점점 자극적인 게시물이 늘어갔고, 언젠가부터는 그 이전의 따뜻함이 느껴지지 않았더랬다.

포털의 자극적인 기사들도 사실 클릭수에 따라 돈을 받는 구조 때문에 생긴다. 시답잖은 낚시 기사가 사적 블로그의 글도 아닌 '언론'의 이름으로 버젓이 게시되고 사람들은 너무도 쉽게 리플(답글이 아니다)을 달 수가 있고, '당장 생각난대로' 내뱉고 갈 수가 있게 되었다. 그것도 모든 기사가 모여있는 '포털'사이트에서 모든 이가 보는 앞에서 당당히 '똥'을 싸고 갈 수가 있다.

이 모든 것이 '너무 쉽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은 아닐지. 한 줄짜리 리플이 반드시 필요한가? 의사표현의 공간은 게시판으로, 추천이나 비추같은 것도 없이 그냥 모든 게시물이 평등한 게시판으로 하면 안되는지. 물론 당연히 쓰레기장이 되겠지만, 한줄리플에서 쓰레기장행이 아닌게 몇이나 될까 싶기도 하다.

아니 애초에, 모든 언론사 기사를 한곳에 모아놓고 클릭수경쟁을 유도하는 구조 자체가 틀린건 아닐까. 편리한 건 알겠지만 편리함때문에 '옳지 못한' 일들이 일어난다면 편리함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닐까.

자극적인 제목으로 최진실의 루머를 기사화하여 한쪽 구석에서만 떠돌수도 있었던 문제를 전국민에게 떠들어 놓고, 악플때문이라고 말하는 연예기사들을 보면서 애초에 뭐가 잘못된건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지 못하는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니... 돈이면 뭐든 다하는, 옳은 일인지 아닌지는 관계없이 돈을 얻을 수 있는지 아닌지가 제일 중요한 것이 되어버린, 천박한 사회가 되어가는 이 나라 꼴을 보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지옥이 있다면 이 곳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전에 잘못한 일이 많아서 떨어진 지옥이 이 세상이 아닐까...

Tuesday, October 14, 2008

No fear



가을 잔치는 끝났다. 마지막을 함께한 자이언츠의 팬들에게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인사를 하는 모습.

로이스터 감독의 가슴에는 일년 내내 선수들에게 부르짖었던 "No fear"라는 말이 씌여있다. 지난 몇 년간 당연한 듯한 꼴찌후보로 낙인찍혀 왔던 선수들에게 두려움 없이 맞서라는 주문을 그는 일 년 내내 내야했다. 패배가 습관이 되어 지레 물러서고 어제도 그랬듯 오늘도 그렇게 당연히 지고 말았던 일 년전의 롯데는 올해는 없었다. 상대를 두려워하지말고 패배를 두려워해야 할텐데, 상대는 두려워하고 패배는 당연했으니.

겁먹지 말고 맞서야 한다. 원하는 것이 있다면 움켜쥐고 놓지 말아야 한다. 아니, 최소한 원하는 것이 있다면 손이라도 뻗어봐야 한다. 손모가지가 잘라지는 한이 있더라도. 어짜피 그걸 잡지 못하면 손모가지따위는 있으나 없으니 마찬가지니까.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지만, 아직도 움켜쥐려 손을 뻗기엔, 아니 손을 주머니에서 뽑기도 두려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