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pril 13, 2009

동물 커뮤니케이터

애완동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싫어한다고 하는 편이 맞을까.
아마도 어릴 적에 놀란 기억이 마음 속에 조그만 상처로 남아 그런지 모르겠다.
멀리 사바나의 초원을 달리는 사자나 코끼리가, 동물원에서 멀리 있는 기린이나 곰이,
어쩌면 눈 앞을 지나가는 강아지보다 더 친근할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이 바로 나.

애완동물 프로그램도 그래서 잘 보진 않는데, 어쩌다 보게된 동물농장.
동물들과 커뮤니케이션한다는 '하이디'가 나오는 코너를 보고 정말일까 싶어서 보게 된 거지만.
덕분에 아주 오랫만에 눈물 대폭발.
텔레비전을 보고 훌쩍거리는 건 그닥 좋아하진 않지만 눈물이 줄줄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하이디'가 하고 있는 건 동물과 교감하는 특별한 능력이지만,
다른 사람과 이렇게 교감하는 건 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마음 속에 상처를 가진 동물들의 마음을 열게 하는 것이 그녀의 특별한 능력.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의 마음이란 게, 더 쉽게 열리는 건 아닌것 같다.
하이디가 특별한 능력을 가져서 그런 거겠지만.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상대를 존중하고 먼저 마음을 열고 귀를 열고 듣는 것.
그렇지 않고 나는 이래 너는 이래야돼 라고 하는 것은 진짜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다.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기다리고, 상대를 먼저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이 첫걸음인가보다.

쉽지 않은 일.

꽃님이 얘기를 보면서 또 한번 주룩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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