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14, 2008

진짜 이딴 식으로 살지는 말자 --;;

뭐... 멀리서나마 시끄럽게 돌아가는 한국 뉴스에 관심이 간다. 언제 돌아가게 될 지도 모르고... 사실 싸움구경 불구경이 재밌다고들 하지 않나. 재미로만 보기에는 좀 그런 뉴스들이 많긴 하지만.

특히나 공돌이로서 재밌는 구경거리는 봉하마을과 청와대 사이에 자료를 갖고 갔니 마니 하는 논쟁. 전자문서인 데이터베이스의 원본이 어쩌고, 서버를 통째로 떼갔다는둥, 근데 자료를 복구한다는 둥 하는 횡설수설 브리핑을 읽고 있으면 개그맨인건가 싶은 생각도 들고, 뜻도 모르면서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이 좀 이상해 보이기도 하고. 인수인계할때 자료 준다니까 싫다 할때는 언제고 지금와서 없다고 난리법석을 부리는 것도 웃기고, (뭐.. 몽니부리는 거겠거니 하는 생각이었지만.) 누가 자료 준다고 하면 안볼거 뻔히 알면서도 일단 받아 챙기는 공돌이 습성이 생각나 조금 웃기도 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전자문서의 열람과 사본제작이 다를 수 있는가에 대한 상당히 기술적인 논쟁까지 겹쳐지며 공돌이로서는 꽤 재밌는 논쟁이 되어가고 있었더랬다.

근데, 오늘 뜬 기사 둘.

靑 "盧측 기록반출로 국정운영 할 수 없어"
'前대통령 기록물 현직도 열람’ 법 추진

욕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

원래 못보는 자료가 없어서 국정운영을 못한다는 건 또 무슨 해괴한 말이며, 전임자의 기록을 현직도 보게 만들겠다고? 왜 일부 자료에 대해서 20년 30년씩 비공개하는지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는거냐? 조선시대 임금들도 못하던 걸, 그것도 다 이유가 있어 그리 하는것을 깡그리 무시한다니 어이가 없다.

첫번째 기사가 사실이라면, 대놓고 나는 병신입니다 하는거나 같은거고. 왜냐고? 원래 그 자료는 못보는 거라니까? 원래 없는 자료가 없어서 일을 못한다는 건 뭔 병신같은 개소리냐고. 주식회사 대한민국이라 인수인계할때 다 내놓고 가야하는거 아니냐고? 그런 정신머리로 국가의 일을 하니 나라꼴이 그 모양이지. 그럼 왜 준다 할때 안 받고 오렌지 타령이나 하고 있었냐고.

게다가 정말 굳이 필요하면 국회 2/3의 동의를 구해서 볼 수도 있는 길이 있다. (미국법의 예를 따른 거겠지만. 미국의 경우 전임대통령 자료의 정보공개를 요구한 현직대통령은 단 한 사람도 없다.) 이모저모 따져보면 너무 악의적이고 야비하다.

진짜 이딴 식으로, 야비하게 굴지는 말자. 노 전대통령이 데이터베이스 사본을 보유하고 있는 것 자체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손 치더라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지난 5년간 지겹게 들어야 했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를 앞으로 5년간 더 하고 싶다는 말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대통령의 '비공개' 자료가 없어서 국정 운영을 진짜 못하겠다면, 그만 두라. 그게 없어도 해 낼 수 있는 사람이 있을테니. 의석이 많다고 개념없는 법안이라도 만들어서 전임자의 뒤나 캘 요량이면, 그런 식으로 밖에 '국정 운영'을 못하겠으면 그것도 무능력함을 인정하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

좀 흥분된 포스팅이지만, 무슨 저잣거리의 양아치도 아니고 한 나라의 국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인데 최소한의 양식과 개념은 좀 장착하기 바란다. 지금 하고 있는, 하려고 하는 저 짓은 정말 길거리 양아치만도 못한 저열한 의식의 발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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