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14, 2008

열심히 한다는 건...

어쩌면 이런 걸지도 모른다.


어딘가 블로그에서 본 2000년 시드니올림픽의 한 장면.
적도기니의 수영선수 무삼바니는 예선 마지막조에서 두명의 경쟁자를 만났다. 하지만 두 명의 경쟁자들은 부정출발로 실격되고 혼자 100m 자유형 경기를 치르게 된 장면.
그런데, 적도기니라는 나라에는 50m 수영장이 없었기 때문에 무삼바니에게는 이 경기가 50m 풀장에서 해본 첫 번째 경기였다. 게다가, 무삼바니는 수영을 한 게 8개월밖에 안되는 초보자였던 것.

드넓은 풀장에서 홀로 100m를 힘겹게 헤엄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저런게 열심히 하는 거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0.1초를 다투는 기록과는 관계가 멀었지만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은, 비록 참가에 의미를 두는 것이었겠지만, 그로서는 최선을 다한 경기였으리라. 마지막에 힘이 빠져 거의 전진하지 못하면서도 끝까지 끝까지 허우적대며 나서는 모습이 아마 모든 관객이 기립박수를 보내게 한 게 아닐지.

이 글을 적고 있는 이 순간에도 펠프스는 접영 예선 경기를 치르고 있다. 그가 이번 올림픽에서 수많은 세계기록을 세우며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무삼바니가 홀로 치른 레이스도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것. 이런게 바로 열심히 한다는 것의 감동이다.

(무삼바니는 수영에 꽤나 재능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4년후 올림픽에는 비자 문제로 참가하지 못했지만, 기록은 57초 이내였다고 하니 정식크기가 없는 나라에서 혼자 연습하는 걸 감안하면 대단히 잘하는 것 같다. 체계적으로 배웠다면 훨씬 더 빠르지 않았을까.)

Reference: http://en.wikipedia.org/wiki/Eric_Moussamb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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